[개발잡담] 신입 백엔드 입사 후 10개월 회고
내가 가고있는 방향이 맞는지 여전히 모르겠고 혼란스럽다.
급여는 벌써 6개월치가 밀려있고, 이제는 좋다고 말했던 팀원들도 다 떠나 팀장님과 둘만 남았다.
나는 더 좋은 개발자가 되고싶고, 더 열심히 하고싶다.
이전까지는 그 목표 하나만 생각하고 당장 돈은 못받더라도 어차피 받을수있을거라 믿었으니까
이곳엔 좋은 선임들이 있고, 좋은 팀장님이 계셔서 내가 성장 할수있으니 끝까지 남아있었던것인데
이제 모르겠다. 모든 상황이 스트레스로 그저 나를 갉아먹고만 있는 기분이다.
오늘은 대표님과 개인 면담이 있었다.
퇴근을 하려하는데 대표님이 붙잡더니 잠깐 면담을 하자고 하셨다. 프로젝트가 많으니 주말근무를 했으면 이야기를 건네셨다.
솔직히 말씀드렸다.
이전까지 죽어라 열심히했고 주말도 철야도 다 상관없었지만 그렇게 6개월간 일해서 단 한번도 제대로 월급을 받지 못했다.
지난달 반년만에 겨우 월급을 받았는데 통장속에 찍힌 2월달 급여라는 내역을 보고 헛웃음밖에 나지 않았다.
이전까지는 이악물고 참고있었는데, 막상 2월급여를 받고나니 이게 뭐하는건가 회의감이 들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주말근무를 요청하시니
여전히 무보수로 일하고있는 지금 내가 무엇을위해 주말근무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근원적 의문이 들었다.
항상 대표님이 얘기하시면 “네.해보겠습니다.” 라고 이야기했지만 처음으로 거절을 했다.
그동안은 어떻게든 좋은 미래를 그려보면서, 지금 배우고있는거에 초점을 맞춰서 버텼는데
이제는 너무 지치고 버겁다. 화가나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화조차 나지 않는다.
사람이 없다보니 지난달부터는 업무조차 명확하지 않다.
3주전부터는 갑자기 퍼블리싱에 리액트, 타입스크립트, 프론트 업무까지 다 하게되었다.
물론 이전같은 환경이었다면 퍼블리싱과 프론트를 하는것 전혀 상관이 없었을것이다.
오히려 다른파트의 업무도 익혀놓으면 소통을 하거나 업무의 흐름을 쉽게 이해할수있으니까 경험치가 쌓인다고 좋아했을것이다.
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제 답이 나온것 같다. 어딜가든 더 좋은곳일것같다.
10개월 넘게 현실부정하면서 외면해왔는데 인정하고 나니까 속이 쓰리다.
그런데 이상하게 후련하다. 그만 힘들었으면 좋겠다.
내가 바라는건 그저 열심히하는것, 회사는 내가 열심히만 할수있게 다른 고민이 들지않게해주는것 그거 뿐이다.
더 잘되고싶고 더 노력하고싶다. 힘이 빠지지 않고싶은데 내가 지칠까봐 무섭다.
주말은 일단 다른생각 하지말고 학교 공부나 열심히 해야겠다.